종료 1초 전, 사직이 뒤집어졌다
경기 종료 단 1초 전, 숀 롱이 자유투 라인에 섰습니다. 점수판은 86-87, 부산 KCC가 1점 뒤진 상황. 사직체육관을 가득 채운 1만여 명의 관중이 숨을 죽였죠.
그리고 자유투 2개, 모두 성공. 88-87, 극적인 재역전. 솔직히 저도 중계 보면서 소리 질렀거든요. 이게 농구지, 싶더라고요.
정규리그 6위가 챔프전을 싹쓸이한다고?
이번 시즌 부산 KCC의 행보는 말 그대로 '드라마'예요. 정규리그를 6위로 간신히 마친 팀이 플레이오프를 뚫고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왔거든요. 프로농구 29년 역사상 5위와 6위 팀이 챔프전에서 만난 것 자체가 처음이에요.
그런데 그걸 넘어서 지금 3연승 질주 중이라니. 1차전 75-67, 2차전 96-78, 그리고 3차전 88-87. 특히 원정이었던 고양에서 이미 2연승을 가져온 뒤, 홈인 부산 사직에서도 짜릿하게 이겼습니다.
역대 프로농구 챔프전에서 1~3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100%입니다. 5번 모두 우승했어요.
숀 롱·허웅·허훈, 이 조합이 미쳤다
3차전 MVP는 단연 숀 롱이었어요. 27점 15리바운드에 결승 자유투까지. 골밑을 완전히 지배하면서 팀을 끌어올렸습니다. 인터뷰에서 "머릿속이 완전 하얘졌다"고 했는데, 그 상황에서 두 개 다 넣은 게 진짜 대단하더라고요.
허웅은 17점에 7어시스트, 중요한 순간마다 3점슛을 꽂아넣으며 분위기를 바꿨고요. 허훈은 16점 10어시스트로 코트 위의 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최준용도 18분밖에 못 뛰고도 14점 5리바운드를 남기면서 저력을 보여줬어요.
소노 쪽도 이정현 19점, 임동섭 18점, 켐바오 17점 11리바운드로 끝까지 물고 늘어졌는데요. 진짜 1점 차였잖아요. 지더라도 아쉬운 경기를 한 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사직에 돌아온 농구 열기, 2년 만의 1만 관중
이번 챔프전에서 또 하나 감동적이었던 건 사직체육관의 관중이에요. 3층까지 매진되자 4층까지 추가 개방했고, 결국 2년 만에 관중 1만 명을 넘겼습니다.
부산 농구 팬들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KCC가 홈으로 돌아온 첫 경기에서 이렇게 뜨거운 응원을 받으니, 선수들도 날아다닐 수밖에 없었겠죠.
10일 오후 4시 30분, 같은 사직체육관에서 4차전이 열립니다. KCC가 이기면 정규리그 6위 팀 최초의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 탄생해요. 반면 소노 입장에서는 역대 3-0에서 뒤집은 팀이 단 한 팀도 없다는 14.3%의 벽을 깨야 하는 상황이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KCC의 이번 우승 도전이 한국 프로농구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 중 하나가 될 거라고 봐요. 이상민 감독이 선수 시절의 카리스마를 벤치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고, 선수들도 경기마다 누군가 터져주고 있으니까요. 오늘 4차전,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