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직접 유치한 프로 스포츠팀이 해체 위기라면, 그 당사자는 어떤 기분일까요? 지금 여자배구 팬들 사이에서 이 이름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거든요. 바로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입니다.
솔직히 저도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에이, 설마" 했는데요. 찾아보니까 진짜였더라고요. 광주를 연고로 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창단 5년 만에 구단 존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겁니다.
이용섭이 직접 유치한 광주의 자존심
2021년 5월, 당시 광주시장이던 이용섭은 페퍼저축은행과 연고지 협약을 체결하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프로 스포츠는 선수들의 경기력과 팬심으로 똘똘 뭉친 연고지의 활약이 승패를 좌우한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실제로 광주시는 배구 전용구장으로 리모델링한 염주종합체육관과 빛고을체육관 같은 인프라를 내세우면서 전방위적으로 유치에 나섰거든요. 조인철 문화경제부시장을 단장으로 유치추진단까지 꾸릴 정도였으니, 당시 광주시의 열정은 대단했어요.
V리그 제7구단으로 출범한 페퍼저축은행은 광주 배구팬들에게 그야말로 축제 같은 소식이었죠. 호남권 최초의 여자프로배구단이라는 상징성도 컸고요.
창단 5년 만에 해체 수순? 무슨 일이 있었나
그런데 지금 상황이 심각합니다. 모기업인 페퍼저축은행이 재정난을 이유로 구단 운영권 인수를 맡을 새 기업을 찾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고 해요.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도 이미 시작됐더라고요. 외국인 주포 조이 웨더링턴은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일본인 선수 시마무라 하루요는 재계약이 무산됐어요. 에이스 박정아와 이한비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는데, 다른 팀이 영입하려면 연봉의 200~300%에 달하는 이적료를 내야 해서 이적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광주시와 한국배구연맹(KOVO)이 인수 기업을 물색하고 있지만, 6월 중순이 사실상 마지노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시간이 정말 없는 거죠.
부영그룹 회장이 된 이용섭, 묘한 인연
여기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지는 게, 이용섭 전 시장이 2026년 3월 부영그룹 신임 회장으로 선임됐거든요. 페퍼저축은행이 바로 부영그룹 계열사라는 거, 아시죠?
광주시장 시절 직접 유치한 배구단의 모기업 회장 자리에 앉게 된 건데요. 이게 무슨 드라마 같은 전개인지… 저는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광주시장으로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던 사람이, 이제는 기업 수장으로서 구단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선 거잖아요.
유치할 때의 약속과 지금의 현실 사이에서, 이용섭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팬들의 최대 관심사입니다.
물론 기업 경영이라는 게 감정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광주 배구팬들 입장에서는 "당신이 데려온 팀 아니냐"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광주 배구의 불씨, 꺼지지 않길
페퍼저축은행 배구단이 사라지면, 단순히 팀 하나가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호남권 여자프로배구의 역사 자체가 5년 만에 막을 내리는 셈이거든요.
광주에서 직접 경기를 보며 응원했던 팬들, 지역 배구 꿈나무들에게는 정말 날벼락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어요.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든 새로운 인수 기업이 나타나거나, 부영그룹 차원의 결단이 있기를 바라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용섭 회장이 광주시장 시절의 그 열정을 다시 한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자기가 심은 나무를 자기 손으로 베지는 않았으면 좋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