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합니다." 작년 이맘때 표승주 선수가 SNS에 올린 은퇴 선언문을 기억하시나요? 솔직히 저는 그 글을 보고 꽤 충격받았거든요. 통산 424경기, 3886득점을 기록한 베테랑이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다니 싶었죠.
그런데 딱 1년 만에 표승주가 코트로 돌아옵니다. 그것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유니폼을 입고요.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하는 케이스가 스포츠에서 종종 있긴 하지만, 이번 건은 정말 드라마 같은 전개더라고요.
왜 은퇴했고, 왜 다시 돌아왔을까
표승주의 은퇴는 사실 본인이 원했던 게 아니었어요. 2024-2025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원소속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 연봉 협상이 결렬됐고 다른 구단에서도 영입 제안이 없었거든요.
"타 구단의 영입 제안도 없었고, 원소속 구단과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깊은 고민 끝에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 — 표승주 은퇴 당시 SNS
33세라는 나이가 적지 않다고는 하지만, 그 시즌 챔피언 결정전까지 뛴 주전 선수였잖아요. 실력이 아니라 계약 조건 때문에 떠나야 했던 거라 팬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이 정말 컸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었어요. 흥국생명에서 표승주를 필요로 했고, 사인 앤드 트레이드라는 방식을 통해 복귀의 길이 열린 거죠.
사인 앤드 트레이드, 어떻게 성사됐나
이번 영입 방식이 좀 독특해요. 표승주는 먼저 원소속팀인 정관장과 총액 2억 원(연봉 1억 6,000만 원, 옵션 4,0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어요. 그리고 곧바로 흥국생명으로 트레이드된 겁니다.
트레이드 조건도 흥미로운데요. 흥국생명은 표승주와 함께 2026-2027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가져갔고, 대신 정관장에는 1라운드 지명권을 넘겼어요. 정관장 입장에서는 떠난 선수를 잠깐 거쳐가게 하면서 1라운드 픽을 얻었으니 나쁘지 않은 거래였을 겁니다.
표승주 입장에서도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윈윈이라고 볼 수 있겠죠.
표승주는 어떤 선수인가
혹시 표승주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자면요.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되면서 프로에 입문했어요. 데뷔 시즌부터 신인왕을 거머쥘 정도로 임팩트가 대단했죠.
이후 GS칼텍스, IBK기업은행,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거치며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했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활약했습니다. 15년 넘는 경력 동안 한결같이 코트 위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예요.
표승주는 복귀 소감으로 이렇게 말했어요.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다시 코트에 설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기회를 준 흥국생명에 감사드리며, 빠르게 적응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복귀가 정말 반갑거든요. 실력 있는 선수가 계약 문제로 억울하게 은퇴하는 건 팬 입장에서 너무 속상한 일이니까요. 올겨울 V-리그에서 핑크 유니폼을 입은 표승주의 공격을 다시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시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