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25만 원대였던 삼천당제약 주가가 3월 말에는 111만 5,000원까지 치솟았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라 27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를 찍었거든요.
그런데 이 황제주가 하루아침에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공시 하나가 터지고 나서 이틀 만에 37.16%가 증발해버린 거예요. 솔직히 저도 이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에이, 설마" 했는데 진짜였더라고요.
불과 이틀 사이에 수조 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간, 올해 가장 충격적인 주식 시장 사건 중 하나입니다.
5조 원 계약이라더니, 실제로는?
삼천당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와 먹는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 제네릭, 먹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오럴' 제네릭 관련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했어요. 마일스톤 1억 달러(약 1,509억 원), 10년간 판매 수익의 90%를 삼천당이 가져가는 구조라고 했죠.
시장에서는 이걸 5조 3,000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으로 받아들였어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확정된 계약금은 508억 원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나머지는 전부 조건부, 그러니까 "잘 되면 그만큼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던 거죠.
게다가 계약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았고, 상업화에 실패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었어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을 겁니다.
확정 계약금 508억 원 vs 시장이 기대한 5조 3,000억 원. 이 간극이 투자자들의 분노를 폭발시켰습니다.
블로거 한 명이 흔든 27조 원짜리 회사
더 흥미로운 건 이 논란에 불을 붙인 게 증권 전문가도, 기관 투자자도 아닌 블로거 한 명이었다는 점이에요. 이 블로거가 삼천당제약의 주가 상승에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거든요.
삼천당제약 측은 이에 대해 형사 고소로 맞대응하겠다고 했고, 기자회견까지 열었어요. 하지만 시장의 신뢰는 이미 무너진 뒤였죠. 한국거래소는 영업실적 전망 공정공시 미이행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까지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조사국도 "삼천당제약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단순한 공시 문제를 넘어서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에요.
바이오 공시, 이대로 괜찮을까
사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히 삼천당제약 한 회사의 문제가 아니에요. 바이오 업계 전체의 공시 관행이 도마 위에 오른 거거든요. '경영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핵심 계약 내용을 감추면서 기대감만 부풀리는 이른바 '뻥튀기 공시'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요.
금감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바이오 공시 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렸습니다. 경영상 주요 계약을 반드시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연구개발 활동 기재도 강화하는 방향이에요. 다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정보 공개가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영업 비밀 사이, 그 균형점을 찾는 게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삼천당제약 사태를 보면서 느낀 건, 결국 투자는 공시를 얼마나 꼼꼼히 읽느냐에 달려 있다는 거예요. "5조 원 계약"이라는 헤드라인만 보고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본 분들이 적지 않을 텐데요. 앞으로 바이오주에 투자하실 때는 마일스톤 조건, 계약 해지 조항, 계약 상대방 같은 세부 내용을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