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러 갔는데 "용지가 없으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지난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이거든요. 그것도 한두 곳이 아니라 전국 91곳 투표소에서요.
저는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인쇄를 너무 적게 했나 보다' 싶었는데요. KBS 단독 보도를 보니 이야기가 좀 다르더라고요. 특히 잠실4동은 용지를 다른 동네보다 넉넉히 찍고도 모자랐다는 게 핵심이에요.
전국 91곳에서 투표용지가 동났다
이번 사태, 숫자만 봐도 꽤 심각해요. 전국 91곳 가운데 서울에서만 42곳에서 용지가 부족했고, 일부 투표소는 최대 105분 동안 투표가 아예 멈췄거든요.
서울 전체 부족분은 4,206장이었는데, 그중 송파구 잠실4동 제7투표소가 436장으로 가장 많았어요. 점심시간 지나 투표하러 온 분들이 그대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하니, 상상만 해도 답답하죠.
내 한 표를 행사하러 갔는데 종이가 없어서 못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잠실4동은 60% 인쇄하고도 모자랐다
여기서 좀 놀라운 사실 하나 알려드릴게요. 송파구 대부분 동네는 유권자 수의 50%만 인쇄했는데, 잠실3동과 잠실4동은 예전 기준인 60%를 찍었거든요.
그런데도 가장 큰 부족 사태는 잠실4동에서 났어요. 인쇄량 자체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투표소별로 용지를 나누는 '배분' 단계에서 실패했다는 거죠.
솔직히 이 대목에서 좀 허탈했는데요. 용지를 충분히 찍어놓고도 정작 필요한 투표소에 제때 보내지 못했다는 거잖아요. 선관위 스스로도 "배분과 이송이 미흡했다"고 인정했더라고요.
회의도 없이 기준을 낮췄다고요?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어요. 중앙선관위가 작년 12월 투표용지 최소 인쇄 기준을 60%에서 50%로 낮췄는데, 이 결정이 공식 회의 없이 사무총장 전결로 이뤄졌다는 거예요.
게다가 예산은 유권자 수의 1.1배를 제작하겠다며 받아갔다는 지적도 나왔거든요. 실제 송파구 본투표 참여자는 23만 9,910명으로 유권자의 절반도 안 됐는데 용지가 모자랐으니, 어디선가 단단히 꼬인 거죠.
기준을 낮춘 과정도, 낮춘 뒤의 배분도 모두 깜깜이였다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인 것 같아요.
진상규명위원회, 이번엔 제대로 밝혀낼까
선관위는 6월 10일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시켰고, 19일까지 운영한다고 해요. 잠실 투표용지 보관상자에 대해서는 법원의 증거보전 검증 절차도 진행됐고요.
저는 이번만큼은 '담당자 몇 명 문책'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쇄 기준을 누가 왜 낮췄는지, 배분 매뉴얼은 제대로 있었는지, 구조적인 부분까지 다 들여다봐야 한다고 보거든요.
다음 선거에서 또 누군가 투표소 앞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여러분은 이번 잠실4동 투표용지 사태, 어떻게 보셨나요? 댓글로 생각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