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 병에 990원이라니, 처음 이 소식 들었을 때 솔직히 장난인 줄 알았거든요. 요즘 편의점에서 소주 한 병 사면 거의 2천 원 가까이 하는 세상인데, 천 원도 안 되는 소주가 있다고요?
근데 이게 진짜였습니다. 선양소주가 4월 1일부터 '착한소주 990'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동네 슈퍼에서 판매를 시작했더라고요. 저도 처음엔 만우절 마케팅인가 했는데, 실제로 전국 1만 개 동네 슈퍼에 깔리고 있다고 합니다.
990원 소주, 대체 어떤 제품이길래?
착한소주 990은 그냥 싸구려 소주가 아니에요. 선양소주의 특허 기술인 '산소숙성공법'이 적용된 제품이거든요. 시중 소주의 산소 함유량이 보통 8ppm인데, 이 제품은 26ppm으로 무려 3배나 높다고 합니다.
도수는 16도로 기존 소주와 동일하고, 국내산 100% 쌀과 보리 증류 원액을 사용해서 풍미도 챙겼다고 해요. 한 박스(20병)를 사도 1만 9,800원이면 되니까, 요즘 치킨 한 마리 값으로 소주 20병을 살 수 있는 셈이죠.
현재 전국 소주 평균 판매가가 1,500원대인 걸 감안하면, 990원은 거의 20년 전 소주 가격 수준이라고 합니다.
왜 동네 슈퍼에서만 팔까?
이게 사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에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팔면 훨씬 많이 팔릴 텐데, 왜 굳이 동네 슈퍼 전용으로 한정했을까요?
알고 보니 이번 프로젝트는 선양소주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과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KVC)과 손잡고 진행하는 골목상권 살리기 프로젝트더라고요. 대형 유통과 온라인 플랫폼한테 밀려서 힘들어진 동네 슈퍼에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으자는 취지인 거죠.
KVC가 전국 1만 개 중소슈퍼 체인망을 통해 유통 마진을 최소화해서 공급하고, 소진공은 현장에서 정가 990원에 제대로 판매되는지 관리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싸게 파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갖춘 거예요.
선양소주는 어떤 회사?
선양소주를 잘 모르는 분들도 꽤 있을 것 같아요. 1973년 충청도 지역 33개 소주 회사가 모여서 만든 '금관주조'가 시작이었는데, 지금은 대전·충남·세종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번 광고에 조웅래 회장이 직접 모델로 출연했다는 점이에요. 연예인 광고비를 아껴서 그만큼 가격을 낮추겠다는 뜻이라고 하는데, 이런 진정성이 소비자들한테 꽤 먹히는 것 같더라고요.
선양소주 측은 이번 착한소주 990을 "변방의 반란"이라고 표현했는데, 참이슬·처음처럼이 장악한 시장에서 가격과 상생이라는 무기로 승부를 건 셈입니다.
990만 병 한정, 서두르는 게 좋을 듯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제품이 총 990만 병 한정이라는 거예요. 전국 1만 개 매장에 공급되니까 매장당 평균 990병 정도인 셈인데, 입소문 타면 금방 동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시도가 정말 반갑거든요. 요즘 동네 슈퍼 하나둘 사라지는 거 보면 좀 씁쓸한데, 이런 착한 가격 제품이 사람들 발길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 근처 슈퍼에 들렀을 때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