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왜 서킷에 있죠?
여러분, 만 70세 회장님이 양복 대신 레이싱 슈트를 입고 24시간 동안 차를 몬다면 믿어지세요? 그것도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의 수장이 말이에요. 저는 이 소식을 처음 듣고 솔직히 좀 놀랐거든요.
주인공은 바로 토요타의 아키오 회장이에요. 보통 그 나이, 그 자리면 골프장이나 임원 회의실이 어울릴 것 같잖아요. 그런데 이분은 굳이 가장 거칠고 위험한 곳, 서킷을 택했더라고요.
심지어 일회성 이벤트도 아니에요. 그는 '모리조'라는 가명까지 쓰면서 오래전부터 진짜 선수로 레이스에 나서고 있거든요.
'더 좋은 차'는 책상에서 안 나온다
아키오 회장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 "더 좋은 차를 만들자(もっといいクルマづくり)"는 거예요. 근데 이게 단순한 구호가 아니더라고요.
그는 차의 한계를 알려면 직접 한계까지 몰아봐야 한다고 믿어요. 시속 200km가 넘는 속도에서, 브레이크가 식을 틈도 없는 24시간 동안 차가 어떻게 망가지고 버티는지를 몸으로 느끼는 거죠.
책상에 앉아 보고서만 읽는 사장은 좋은 차를 못 만든다. 운전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운전자의 마음을 알겠는가.
이 철학이 진짜 무서운 점은, 회장 본인이 가장 혹독한 '테스트 드라이버'를 자처한다는 거예요. 말로만 시키는 게 아니라 자기가 먼저 핸들을 잡는 거죠.
24시간 레이스가 곧 연구소
토요타에게 내구 레이스는 그냥 스포츠가 아니에요. 일종의 달리는 연구소거든요. 양산차로는 몇 년이 걸릴 혹사를 단 하루 만에 압축해서 겪게 하니까요.
실제로 서킷에서 검증된 기술들이 우리가 길에서 타는 평범한 차로 흘러 들어와요. 엔진 내구성, 수소 연료 실험, 브레이크 냉각 같은 것들이 다 여기서 단련되더라고요.
특히 요즘은 수소 엔진차로 레이스에 나서면서 탄소중립 시대의 또 다른 길을 실험하고 있어요. 전기차만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몸으로 던지는 셈이죠.
나이는 숫자, 진심은 행동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뭉클했어요. 만 70세면 사실 은퇴하고 편하게 지낼 나이잖아요. 그런데 밤새 잠도 못 자고 좁은 시트에 몸을 욱여넣는다는 게,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요즘 많은 기업 리더들이 멋진 비전을 말로만 외치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자기가 만든 제품에 자기 목숨까지 걸고 직접 검증하는 모습은, 솔직히 흔치 않은 것 같아요.
리더가 가장 위험한 자리에 가장 먼저 선다. 그게 토요타가 차를 대하는 태도였다.
다음에 토요타 차를 길에서 보게 되면, 그 안에 담긴 어떤 집요함이 떠오를 것 같아요. 만 70세 회장님이 밤새 서킷을 달리며 다듬은 그 진심 말이에요.